2025학년도 대학입시(수능) 시험 편의 제공자 제도 가운데 '기타'로 분류된 제1형 당뇨병 학생들에 대한 불편하고 불합리한 편의 제공에 대해 알리고 싶습니다.
약 2년 전까지 제1형 당뇨병 학생들은 2~3시간 마다 '사혈' 또는 해외에서 연속 혈당 측정기를 구매하여 혈당을 측정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국내 식약처의 의료기기 허가를 받지 않았던 연속 혈당 측정기를 대량 구매하는 행위로 적발당하는 부모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기사도 종종 있었습니다.
이후 해외 연속 혈당 측정기의 국내 시장 진출로 병원의 처방전을 받아 누구나 편하게 연속 혈당 측정기를 구매,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아 판매하는 연속 혈당 측정기는 측정된 혈당을 확인할 수 있는 기기(Reader)를 별도로 구매하지 않고 스마트폰에 어플로 대체할 수 있어서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학입시(수능) 시험장에는 스마트폰을 휴대할 수 없습니다.
시험 편의 제공 대상자 중 기타(제1형 당뇨병)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일반 학생들과 분리된 별도의 교실에 적게는 3명에서 많게는 10명의 학생들이 전자기기(스마트폰)을 복도에 두고 시험에 응시해야 합니다.
만일 어느 학생의 저혈당 또는 고혈당 상황으로 복도의 스마트폰에서 알람이 울리기 시작하면, 전자기기를 확인할 수 없으므로 어떤 학생이 심각한 상황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이러한 불합리함을 인지한 교육지청에서는 과거 사용하던 해외(미국 또는 유럽)에서 구매한 연속 혈당 측정기(센서)와 확인기(Reader)를 휴대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이 기기를 다시 구매하려면 큰 비용을 들여 해외 직구로 약 20~30여일이 필요할 뿐아니라 식약처과 관세청에서 허가되지 않은 의료기기의 구매에 대해 불허 시, 사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구매한 확인기(Reader) 역시 복도에 두고 시험을 보다가 저혈당 또는 고혈당의 상황에 알람이 울리기 시작하면, 시험 도중 모든 학생이 자신의 기기인지 확인을 하러 전원 복도로 움직이는 해프닝을 수차례 겪어야 할 것입니다.
나중에 확인되었지만 우회적 방도를 찾기 위해 권유한 단순 확인기(Reader) 역시 복도에 두어도 확인할 수 없다는 어이없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제1형 당뇨병 학생들을 위한 대학입시(수능) 시험 편의 제공자 제도가 과연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제도일까요?
연속 혈당 측정기의 알람 소리가 일반 학생들의 수험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제1형 당뇨병 학생들만 격리시키는 제도라는 말이 팽배합니다.
연속 혈당 측정기의 알람은 소음이 아니라 제1형 당뇨 학생의 생명을 지켜주는 소리입니다.
제1형 당뇨병 학생은 제1형 당뇨병 환자에 대한 기초적인 교육을 받으신 한 분의 감독관 또는 보건교사와 시험을 치르고, 스마트폰은 학생이 절대 볼 수 없도록 감독관이 휴대하며, 알람이 울려도 감독관이 화면에 수치화 되어 표시되는 혈당을 학생에게 알려주어 즉시 조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진정한 제1형 당뇨병 학생들을 위한 대학입시(수능) 시험 편의 제공이라 할 것입니다.